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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나누다/자양 라이프 아카데미

대한민국 청년들을 위한 인성 인큐베이터,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동원육영재단은 전국 유수의 대학교들과 뜻을 모아 대한민국 청년의 전인교육을 실천하는 ‘라이프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현재 전국 6개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라이프 아카데미. 오늘 광주 조선대학교가 동원육영재단과 함께 꽃피우는 상생 교육의 장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다른 대학과는 조금 달랐던 조선라이프아카데미,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는 1년 과정으로 42명 학생이 매주 금요일 오후를 모두 할애해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주제에 관련된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까진 다른 라이프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는 ‘학생의 직접 참여’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에 참가한 학생들은 주제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김으로써 주제 속에 직접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은 2주가 한 단위로 구성되는데요. 1주차에는 다른 대학의 라이프 아카데미처럼, 주제에 관련된 책을 미리 읽어온 후 그에 대한 강의를 듣는 Elective 프로그램과 책을 보고 강의를 들으면서 품었던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토론하는 Module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꼭 책만을 고집하지는 않습니다. <관용과 나눔>이 주제일 때는 영화관을 빌려 안면장애를 다룬 영화 <원더>를 함께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2주차는 이것을 실천하는 시간입니다. 1주차에서 Elective에서 Module로 이어지며 도출된 결과를 학생들이 현실에서 직접 느끼고 부딪쳐보는 ‘실천 과제’가 부여되며, 학생들은 조를 이뤄 현장을 발로 뛰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과제를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과제를 마친 후 정리된 결과는 다음 강의와 토론 후에 간단히 발표해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모든 학생들과 토론하게 됩니다. 

자신과 주변에 대해 직접 고민할 수 있는 것들이 실천과제가 되며, 실천과제는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바뀝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에서는 ‘자신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물건을 가져오고 그 이유를 설명해 보자’는 실천과제가 부여됐습니다. '관용과 나눔'이 주제였을 때는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을 직접 만나 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커리큘럼 가운데 학생들은 서로 생각을 나누고 이견을 조율해 가며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학생이 주제를 직접 실천에 옮기며 자신들이 토론한 내용을 몸과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토론을 통해 정답을 찾는 유대인 교육 ‘하브루타’를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게 되는 셈입니다. 



마침 찾아간 5월 18일에는 김의영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광주 민주화 항쟁 기념일인 5월 18일에 걸맞게 <동네 안의 시민 정치와 광주의 주민자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와 영국, 미국을 거쳐 현재 우리나라에 이르는 다양한 시민 정치의 방법론과 사례들 속에서 현재 광주의 시민 정치의 방향을 도출해 보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학생들은 교수와 마치 세미나를 하듯 자유롭게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며 함께 강의를 완성해 나가고 있었는데요. 두 시간 예정이었던 강의는 열띤 토론과 질문 답변 덕에 휴식 시간마저 반납한 채 계속됐습니다. 



잠시 동안의 쉬는 시간이 끝난 후 학생들은 조별로 앉아 지친 기색도 없이 강의를 들은 소감을 시끌벅적 나누기 시작합니다. 이날의 강의 주제 <동네 안의 시민 정치와 광주의 주민자치>가 이번 주 발표할 실천 과제 ‘교내 정치’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일까요? 학생들이 고민한 내용에 강의 내용이 촉매제가 되어 토론은 여느 때보다도 열정적입니다. 





강의를 마친 교수를 붙잡고 질문 공세를 펼치는 학생도 눈에 띕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를 담당하시는 박종철 교수 역시 조와 조 사이를 오가며 학생들의 토론에 힘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첫 주, 1박 2일 워크숍을 통해 한껏 친해진 학생들은 이미 조별 친분을 넘어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잠시 시선을 돌려 다른 조의 조원들과 토론을 하고 각 조의 토론을 보완해 나가기도 합니다. 



이제 열띤 토론이 끝나고 학생들이 실천 과제를 수행하며 겪고 느낀 점을 조별로 발표하는 시간. 지난 실천 과제는 교내에서 학생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해 직접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해법도 제시해 보는 ‘교내 정치’였습니다. 

국민의 불편을 입법 활동을 통해 개선하는 국회의원처럼, 교내 정치인으로 분해본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학생들은 지난 주 다른 학생들의 애로사항을 주의 깊게 들어본 후 스스로 해법을 고안했는데요. ‘학식 퀄리티’, ‘셔틀버스 배차’, ‘시간표의 불균형’, ‘축제 시 주류 판매’ 등 주제도 다양했습니다. 어떤 조는 ‘학식의 질 향상’을 위해 직접 학교 교직원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항의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네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적극적으로 현장에 나섰던 학생들의 발표 시간은 마치 한 지역구의 작은 자치회의 같기도 했습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를 직접 기획하고 함께하는 운영진 지병근 교수, 박종철 교수, 주경희 교수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학생의 직접 참여 가운데 발생하는 ‘관계’와 이를 통한 모두의 양성인데요. 박종철 교수와 지병근 교수에게 보다 자세히 물었습니다.



Q.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2기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1기에는 독서와 토론, 강의 위주로 진행했는데, 올해는 서로 어울리며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넣으려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참여하는 학생들의 친밀도와 결합력이 가장 차별화되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리큘럼 초기에 1박 2일 워크숍을 마련해, 강의와 과제, 공동 미션을 수행하며 금세 친해졌어요. 학생들의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설문을 받아, 이를 토대로 비슷한 성격들을 한 조로 묶어 변칙적으로 진행하는 등 모두가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 밖에도 봉사 활동, 해외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유대인 교육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어울리며 관계를 형성하고 토론하고 어울리는 과정 속에서 인성은 자연스레 길러지지 않을까요? 


Q. 학생들에게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가 어떤 의미가 되었으면 하나요?

‘함께 사는 법’을 마음속에 깊이 담아두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변칙적으로 조 운영을 하는 등 모두가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방학에는 단체 봉사활동, 해외 탐방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의실에서도 밖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학생들 각자가 중심이 되어 모두를 아우르고 서로 배려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인재가 되는 데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가 발판이 되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조금씩 다른 동기로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됐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건 모두 같습니다. 네 명의 학생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Q.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김동범 학생: 학교 다니는 동안 대외활동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그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 더 깊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활동을 하면 저희 학과 말고도 다양한 학생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김예지 학생: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담임 선생님이신 박종철 교수님이 저희 과 교수님이세요. 교수님이 추천하셔서 공고를 보니 ‘전인 교육을 통해 지덕체를 모두 갖춘 인재로 발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비전이 마음에 들었어요. 학과 수업에서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이거다!’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지원했어요.



Q.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에 참여하기 전과 후의 나를 비교한다면?


오경곤 학생: IT 엔지니어들이 소스 코드와 알고리즘, 컴파일 결과로 자신의 프로젝트 작업을 설명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공계들은 어떤 걸 설명할 때 ‘원인-해결 과정-결과’로 간결하게 정리해 이야기하려는 경향이 보이더라고요. 이게 내용을 아는 사람들에겐 효율적인지 몰라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더라고요.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에서 많은 학생과 함께하면서 사람들에게 더 편하게 설명하고 친절하게 이해시키는, 스피치의 능력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서윤정 학생: 처음에는 ‘더 많은 걸 머리에 담아야지’ 하고 덤벼들었어요. 다양한 강의를 듣고 책을 읽었죠. 조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여러분들과 토론하고 어울리기도 했고요. 배우는 것도 많았어요. 하지만 더 기분 좋은 사실은 사람들과 계속 소통하며 늘어나는 인간관계의 폭 만큼이나 제 시야도 넓어졌다는 거예요.  



Q.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요?


김동범 학생: ’나를 대변할 수 있는 물건을 하나 가져와라’라는 미션이 있었어요. 고민 끝에 전 ‘초코파이’를 골랐어요.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내에서의 별명 ‘마이콜’처럼 까무잡잡하기도 하지만 가슴 속에는 마시멜로처럼 말랑달콤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가득 자리하고 있거든요. 저 자신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서윤정 학생: 김의영 교수님의 강의 <동네 안의 시민 정치와 광주의 주민자치>가 너무 좋았어요. 제 전공 때문이기도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시민 정치와 지금 살고 있는 ‘광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계속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의 역할’이라는 고민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를 모두 수료한 나,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요?


오경곤 학생: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 같아요. IT 엔지니어의 뇌와 문과적 감성을 고루 갖춰 모든 사람들에게 현안을 쉽게 이해시키고 서로를 중재해 모두 한 방향을 보고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사람이요!.


김예지 학생: ‘꿈을 찾아 직진하는 사람’이요. 원래 제 꿈이라는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제 앞날을 그려보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스타일 디렉터’가 되고 싶어졌어요. 처음 떠올랐을 땐 제 전공과 달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책을 읽고 강의와 토론을 거듭하면서 점점 뚜렷해 지더라고요. 이제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은 거네요.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2기 구성원은 유난히도 끈끈한 동지애를 자랑합니다. 많은 학생이 ‘교수님 짱’을 외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실제로 박종철 교수는 커리큘럼 둘째 주부터 42명의 이름을 전부 외워, 학생 한 명 한 명을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니,  서로 간 애정과 믿음이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의 큰 에너지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는 앞으로도 현대인으로서 고민해야 할 여러 주제와 다양한 활동으로 2학기를 풍성하게 채울 예정입니다. 매주 더 발전해 나가고 있는 조선 라이프 아카데미 운영진과 학생들 앞에 꽃길만 쭈욱 깔리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