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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즐기다/리빙&컬쳐

[최신 시사상식 11월 2째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아시나요?


11월 4째주 금요일이 되면 미국 상점 앞엔 길게 줄을 서 있는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바로 미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열리는 ‘블랙프라이데이’ 때문인데요.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며 매년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올해도 11월 25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오고 있는데요. 벌써부터 미국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인기를 얻자 국내에서도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쇼핑 축제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일반적인 할인행사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기도 했지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알아볼까요?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일컫습니다.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지요. 이 날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데요. 이에 따라 소비자의 소비심리가 상승돼 이전까지 지속된 장부상의 적자(Red figure)가 흑자(Black figure)로 전환된다고 해서 이름도 ‘블랙프라이데이’가 되었답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높은 할인율! 지난해 JC 페니 백화점은 평균 매장 상품가의 68%를 할인해 최대 할인율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높은 할인율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프라인 쇼핑객은 7420만명으로 매출액은 104억 달러(약 11조 7145억원)에 달했을 정도지요. 이러한 블랙프라이데이는 내수 진작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인기를 얻자 유럽, 중국 등에서도 다양한 쇼핑 축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결합된 영연방에서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에 ‘박싱데이’를 여는데요. 이 날은 봉건시대 영주들이 농노에게 선물을 상자에 담아 전달한 데서 유래한 날로, 연말 재고떨이 형태로 시작해 유럽 제조·유통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쇼핑축제로 성장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매장을 방문한 사람은 2200만명으로 매출액은 무려 1조 4890억원에 달했지요.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쇼핑 축제, ‘광군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는 90년대 난징 지역 대학생들이 11월 11일을 독신자의 날을 의미하는 ‘광군제’라고 부른데서 유래했는데요. 2009년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대대적 할인행사를 시작하면서 최대의 쇼핑 행사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 텐마오는 운영 시작 12분 만에 1조 8100억원을 기록, 하루 매출액은 약 16조 4980억원을 기록하며 전 세계가 들썩이기도 했답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영연방의 박싱데이, 중국의 광군제까지 대부분의 쇼핑 축제가 좋은 반응을 얻자, 국내에서도 대규모 쇼핑 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를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는 2015년 정부 주도로 치러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올 2016년부터는 이 두 행사를 합쳐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삼성전자 등 제조기업과 유통기업 등 모두 249개 업체가 참여하고, 전통시장도 400여곳이 참여했는데요. 주요 유통업체 5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면세점은 29.5% 증가하며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초반 기간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일~7일)과 겹쳐 이때 국내를 다녀간 유커 28만명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또한 전년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매출 증가세와 비교해보면 올해는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속 빈 강정’이라는 의견이 많지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반적인 할인 행사 혹은 아울렛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굳이 이 행사에서 구매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국내 대표적인 쇼핑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할인 혜택이 제공돼 국내 전 계층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본래 목적은 국내 대표 쇼핑축제이자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 업체 매출 신장과 내수 진작에 기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본래 목적을 잃고 있는데요. 다른 국가의 쇼핑축제처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높은 할인율, 활발한 홍보, 그리고 한류에 관심이 큰 해외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된다면 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