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감싼 종이는 왜 젖지 않을까?

수분과 종이는 상극 중 상극입니다. 종이가 물에 젖으면 금세 우그러져 본래 형태를 잃고 말죠.  그런데 그 종이가 오히려 수분을 차단하고 보호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콘 아이스크림을 둘러싸고 있는 포장재입니다. 마치 태초부터 그랬던 듯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어 그 조화의 아이러니함을 알아채기 힘들지만 말이죠. 그런데 그 포장재가 종이라는 사실, 생각할수록 이상한 일이지 않나요? 아무래도 상극은 상극이니 말입니다.

우리가 아이스크림의 ‘맛있는 맛’에 열광하는 동안, 아이스크림을 감싼 콘지도 조용히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꽤 연배가 있는 이라면, 콘 아이스크림 먹을 때 포장이 종이의 결을 따라 깨끗하게 찢기지 않아 애를 먹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을 텐데요. 이제 그 기억이 그저 추억이 된 건, 종이에 칼선을 넣어 한 번에 쭉 찢기도록 한 포장재 덕분입니다. 해태제과 부라보콘에 첫 적용됐던 이 기술은 동원시스템즈와 해태제과가 공동 개발한 결과물입니다.

갈수록 쉽게 찢긴다고 해서 유약해진 건 아닙니다.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 그저 얄팍한한 장의 종이처럼 보일지라도, 여기엔 무려 6~7겹의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적어도 동원시스템즈가 만드는 아이스크림 콘지는 그렇습니다. 동원시스템즈의 콘지는 보통 특수코팅, PET 필름, 인쇄, 접착제, 콘바디 종이, PE코팅의 공정을 응축하고 있는데요. 내용물이 직접 닿는 면적엔 아이스크림 고유의 형태와 맛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EVA 코팅층을 입혔고, 콘 과자가 눅눅하면 맛이 떨어지기에 콘 과자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내면 PE 코팅도 적용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콘지는 그 역할을 다하고 버려지기에, 지구에 해가 가지 않도록 환경에 유해한 물질은 입히지 않았습니다.

최근 ‘빙그레’가 출시한 ‘슈퍼콘’엔 이 같은 동원시스템즈의 기술이 그야말로 집대성 되어있습니다. 콘캡과 콘바디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슈퍼콘의 콘지는 총 7겹으로, 국내엔 처음 도입된 사양입니다. 동원시스템즈와 빙그레가 1년 여 동안 합작 연구한 결과, 콘 과자의 바삭함을 살리기 위해 습기를 최대한 차단했고, 일명 ‘스타실’이라 불리는 공법을 통해 삼각별 모양의 형상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콘 아이스크림계 역작이라 평가 받는 슈퍼콘을 비롯해, 보다 새롭고 신선한 아이스크림을 더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건 이 얄팍한 종이 포장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도움말. 김현태 동원시스템즈 포장영업1팀 과장  동원시스템즈는 명실공히 세계적 수준의 아이스크림 콘지를 연구개발/생산하고 있습니다. 동원시스템즈의 콘지는 내용물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편의성과 시장에서의 독창성,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지향하며 식품포장 문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