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을 즐기다/리빙&컬쳐

[청춘동원 서포터즈] 영화인들의 축제, 부산국제영화제 BIFF 현장을 가다!


매년 이맘 때 쯤이면 부산에는 ‘스타’들로 가득합니다. 그것이 유난히 맑은 부산의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이든, 레드카펫을 수놓은 스타이든간에 말이죠. 10월 6일, 부산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올해로 21살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의 화려한 막이 올랐습니다. 배우 설경구, 한효주의 사회로 막을 연 부국제는 개막작인 ‘춘몽’을 시작으로 10월 15일까지 총 69개국 301편의 작품을 상영하는데요 그 축제의 현장에 필자도 함께 했습니다.






21회를 맞은 부국제에게 올해는 유독 힘든 한 해였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을 둘러싼 정계의 색깔 싸움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이빙벨’의 부국제 상영금지에 대한 의사를 표했지만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상영을 결정하였고 이 여파로 위원장이 해임되었으며 부국제는 부산시의 손을 벗어나 민간단체에 의해 개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여러 독립영화단체들은 이러한 부산시의 ‘월권’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작품 출품을 하지 않겠다는 보이콧을 행사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영화제 개막 직전 부산에 불어닥친 태풍의 여파로 영화제를 위한 각종 부스와 시설물이 무너져 야외 이벤트는 취소되었고 이러한 뒤숭숭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열린 부국제는 과연 지난해에 비해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개막 선언과 축포는 생략되었고 영화제를 찾은 스타와 시민들은 그 수에서 확실히 규모가 작아진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국제에는 전 세계에서 찾아온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들로 성황을 이루었으며 부산의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축제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부국제에 가서 영화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죠!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배우(!)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부국제에서 준비한 이벤트가 많이 준비되어있습니다. 미래의 영화학도에서부터 지긋이 나이가 든 노신사의 영화 매니아에 이르기까지 부국제를 찾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을 위해 필자가 추천하는 3가지 주목할 만한 이벤트! 보고 느끼고 찍어보자!



맥주, 닭꼬치 등 다양한 업체의 부스가 참여하여 지난해에 비해 먹거리, 즐길거리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었습니다. 


한류 팬을 겨냥한 부스


1. 아주담담/오픈토크 - 영화와 관객이 가장 가까워지는 시간


스크린의 막이 내리면 진짜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스크린 밖을 나온 배우와 감독들. 그들이 전해주는 영화 밖 진짜 영화 이야기. 영화 팬들에게는 뉴스나 인터넷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와 해프닝이나 감독의 특별 영화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인데요. 스크린에서만 보던 스타들의 실물도 보고 진솔한 인터뷰도 들을 수 있는 부국제에서 가장 자리 싸움이 치열한 이벤트 중 하나! ‘아주담담’ 코너는 주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국에서 온 영화 인사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픈토크’는 영화 개봉에 맞춰 배우나 감독이 직접 영화에 대한 소개를 더불어 그들의 영화 철학까지도 들을 수 있는 자리! 실제로 필자는 10월 8일에 진행된 배우 손예진과 함께하는 영화 ‘덕혜옹주’ 오픈토크와 10월 10일에 진행된 아시아 영화를 주제로 한 이창동 감독과 세계의 아시아 영화 감독의 특별대담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정이 남아있으니 부국제 공식 홈페이지를 체크하시는 센스!




이창동 감독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배우 손예진의 실물을 영접할 수 있었습니다!


2. 임권택 영화박물관


우리나라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임권택의 생애와 역사를 전시한 박물관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일생과 영화인생을 유년기부터 전성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대기 순으로 전시하였는데요 평소 임권택 감독의 팬이었거나 영화를 적어도 1편이상은 봤다! 하시는 분들에겐 매우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무료입장인데다가 영화의 전당과 가까우니 한번 들러보면서 지적 허영을 채워보는 것이 어떨까요?! 인스타에 올리면 굉장히 무언가 문화인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3. #ISUPPORTBIFF 특별 전시회


어쩌면 올해 부국제에서만 볼 수 있는 씁쓸하지만 의미있는 이벤트.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존폐위기에까지 몰린 부국제를 지키기 위해 모인 전 세계 영화인들의 기록을 담은 전시회입니다. #ISUPPORTBIFF라는 주제로 영화계를 넘어 예술계 전반의 핫이슈인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영화인들의 노력과 애환을 엿볼 수 있습니다. 300여개의 포토스케치를 담은 4층 높이의 메모리 큐브가 인상적입니다. 아프지마 비프야...






1. 미드나잇 패션


한 가을에 즐기는 공포 컬렉션! 영화제 영화는 지루하다? NO! 부국제에서 엄선한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갖춘 오직 공포영화만을 상영하는 프로그램. 특히, 자정 12시부터 새벽까지 3편의 공포 영화를 몰아보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은 오직 부국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고 매년 관람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세편의 영화를 보고 새벽 첫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느낌이란... 부국제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죠. 인기가 인기인 만큼 티켓팅 경쟁이 치열하므로 꼭 미리 확인하기를 추천합니다. 지금 현재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의 대부분의 영화는 매진인 상황입니다.


2.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영화제에는 심오하고 지루한 예술 영화만 있는 것이 아니죠! 개봉한지 얼마 안된 한국영화를 모아놓은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대부분 상업영화이고 인기를 끌었던 영화를 선정하기 때문에 영화에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도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일반 영화관에 비해 저렴한 가격인 6000원에 영화의 전당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것. 올해는 아가씨, 밀정, 내부자들, 검은사제들, 곡성, 덕혜옹주 등의 작품이 상영됩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티켓팅이 굉장히 치열하다는 것!


(사진출처 : www.starseoultv.com/news/articleView.html?idxno=428812)


3. 블레어 윗치(아담 윙가드, 2016)


(사진출처 :www.comingsoon.net/horror/reviews/766417-tiff-2016-review-blair-witch#/slide/1)


미드나잇 패션에서 상영되는 영화 중 하나로 개인적으로 필자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1999년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라는 스릴러 영화의 공식적인 후속편인데요. 당시 캠코더로 직접 찍은 듯한 영상과 엄청난 리얼리티로 실제 배우들이 실종되었다는 루머까지 나돌게 했던 센셔이널한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이제는 이것을 실화라고 착각할 사람은 없겠지만 1999년의 발칙한 공포가 2016년에는 어떻게 다시 재현되는가가 관람 포인트! 대강의 줄거리는 숲 속에서 실종된 여동생이 찍은 비디오를 발견하게 되면서 악마의 숲을 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Show must go on.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것이 될 것입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맞닥뜨린 최대의 위기 앞에 부국제를 키워낸 것이나 다름없는 부산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 덕분인지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다행히 개막을 할 수 있었고 아직까지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이겨낸 후의 재출발은 첫발걸음 만큼이나 의미가 있는데요. 아직 상처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마 가장 의미깊고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입니다. 이제 폐막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제의 막차에 탑승하여 우리나라 영화 재도약의 순간을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끊임없이 넘실대는 해운대의 파도만큼이나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인들의 열정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