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을 즐기다/리빙&컬쳐

[청춘동원 서포터즈] 올 가을, 당신의 마음을 훔칠 ‘뮤지컬 9선’ – 역사 판타지부터 스릴러까지 (2)편




흥미로운 역사 판타지 공연에 이어, 하반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제작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작년의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팬텀>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페라의 유령>과는 비슷한 듯, 또 다른 느낌의 플롯으로 파리 오페라 극장의 유령인 ‘에릭’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기에, <오페라의 유령>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쉬운 작품입니다. 하반기 대극장 작품들 중 웅장하고 신비로운 고전(古典)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줄 예정입니다. 





 팬텀의 클래식컬한 매력과는 다르게, 신나는 팝 음악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할 뮤지컬 <오! 캐롤>도 있습니다. 팝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닐 세다카 (Neil Sedaka) 의 히트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로, ‘Stupid Cupid’, ‘One Way Ticket’, ‘You Mean Everything to Me’ 같은 60년대 명곡들이 흘러나와 향수를 자극합니다. 정통 뮤지컬 공연은 처음인 배우 이유리가 조연 ‘로이스’역에 캐스팅 되었다는 점 역시 흥미롭습니다. 모던함과 핫함을 강조하는 <킹키부츠> 역시 이번 시즌 최대 화제작입니다. 빛나는 빨간색 부츠를 제조하는 영국의 부츠 공장을 배경으로, 성적인 소수자로 사회의 억압과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롤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빨간 킬힐을 신고 다니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한 눈에 보아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코믹과 감동을 잘 버무린 내용 덕에 웃다가 울다가, 다시 또 웃는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팬텀>은 오페라 극장의 ‘유령’ 에릭과 오페라 여가수 크리스틴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오페라의 유령>과는 달리 ‘에릭의 출생을 둘러싼 진실’에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사람만이 팬텀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초연의 성공을 견인한데다가, 이번 재연에도 캐스팅 된 가수 ‘박효신’의 존재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는 이번 1차 티켓팅에서 3초 만에 전 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초연과 마찬가지로 로버트 요한슨이 연출을 맡아, 2막에서 중요한 부분인 ‘카리에르’와 ‘벨라도바’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발레로 표현할 예정입니다. ‘벨라도바’역에는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과 유니버셜 발데단의 수석무용수 황혜민이 캐스팅되어 화제입니다. 


2016년 11월 26일~2017년 2월 26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사진출처 :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팬텀] HOME 내 고향 MV (김소현, 박은태)

사랑스러운 듀엣곡 ’HOME’의 뮤비가 유튜브에 선공개 되었네요. 

HOME 넘버가 흘러나오는 씬은 ‘에릭이 크리스틴의 놀라운 재능을 알아보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운명적인 관계가 시작되는 중요한 부분이랍니다. 저는 작년 국내 초연 <팬텀>을 보았는데, 뮤지컬 <팬텀>의 에릭은 <오페라의 유령>의 에릭보다 나이가 살짝 젊고, 성격도 더욱 섬세하며 상처 받기 쉬운 영혼으로 그려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넘버 하나 하나에 한 남자의 깊은 슬픔이 잘 담겨있기도 하죠. 크리스틴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조심스럽고 소년다운 모습이 많이 보여서,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화신 그 자체인 <오페라의 유령>의 에릭과는 사뭇 달라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 참!  그리고 이 공연은 무대 위에서 팬텀 역을 맡은 배우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점…미리 알려드려요. 바로 가면을 착용하기 때문입니다. (초연 기준으로 말씀 드리자면), 잠시 가면을 벗는 씬이 있긴 하지만, 이 때도 배우의 시선이 무대 뒤를 향하기 때문에 얼굴은 볼 수가 없지요. (조금 서운하신가요? 하하)





<오! 캐롤>은 196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사랑스러운 음악과 함께, ‘중년의 따뜻한 로맨스’와 ‘20대의 풋사랑’을 그리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작품은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 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그의 '절친'이자 당찬 매력의 로이스가 파라다이스 리조트로의 여행을 제안하면서 시작됩니다. 마지와 로이스는 리조트에서 독특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고, 이곳 사람들의 기분 좋은 에너지에 동화되어 가는데...뮤지컬 1세대 스타 남경주와 전수경이 출연하고, 한진섭 음악 감독, 서병구 안무 감독, 김성수 음악 감독 등 국내 탑 제작진이 총출동한 만큼, 흡입력 있는 국내 초연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


2016년 11월 19일~2017년 2월 5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


(사진출처 :  쇼미디어 그룹)





<킹키부츠>는 동명의 영화를 각색해 제작된 뮤지컬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유쾌한 코미디 장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폐업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공장을 물려받게 된 찰리는 공장을 살릴 방법을 강구하게 되고, 신사화 대신 빨간 킬힐 부츠를 신는 독특한 아우라의 남자, 롤라를 만나게 됩니다. 그 매력적인 부츠는 바로 이름마저도 섹시하고 핫한 킹키 부츠!  찰리와 롤라는 밀라노 런웨이에 부츠를 선보이려 하지만, 사람들은 너무도 새로운 컨셉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디자이너 롤라와 공장 직원들의 갈등의 골을 깊어져 가는데... ‘너 자신이 되어라, 타인은 이미 차고 넘친다’는 통쾌한 대사 한 방이 편견에 당당히 맞서갈 롤라의 모습을 예고합니다. 


2016년 9월 2일~11월 13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사진출처 : CJ E&M)





스릴러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 입니다. 스릴러가 인기 있는 이유는 비밀이 풀리는 바로 그 순간 느껴지는 강렬한 카타르시스 때문 아닐까요? 촘촘한 플롯과 세심한 심리 묘사 덕에 극에 대한 몰입도가 특히 높다는 점도 장르적 매력입니다. 스토리의 탄탄함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스릴러의 지속적인 인기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과는 사뭇 다른 미스터리의 세계에 초대 받음으로써, 일상의 시름으로부터 잠시 멀어지는 경험. 이제는 대극장뿐만 아니라 중소 극장에서도 스릴러가 대세입니다. 올 하반기는 대저택 화재와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파헤쳐가는 <블랙 메리 포핀스>와 ‘프로이트의 억압이론’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 <더맨인더홀>가 대학로에서 공연이 됩니다. 이밖에 역사상 가장 지적인 미스터리 뮤지컬로 불리는 <씨왓 아이 워너씨>도 돌아왔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개인마다 주관적인 시선으로 기억하는 일명 ‘라쇼몽’ 효과를 다루고 있으며, ‘진실이란 존재하는가’라는 사뭇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같은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하여 과연 누가 범인인지 혼란에 빠뜨리는 미스터리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블랙 메리 포핀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고딕 스릴러적 요소를 담은 잔혹 동화입니다. 어릴 적 보았던 꿈과 희망의 디즈니 판 ‘메리 포핀스’는 잊으세요. 작품은 아름다운 ‘메리 포핀스’ 이야기가 사실은 ‘유년 시절의 정신적 상처가 만들어낸 상상’이란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미스테리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보모의 정체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2016년엔 4번째 시즌을 맞아 극의 서술자가 변경되었다는 점입니다. 네 남매 중 첫째인 한스가 아닌,  ‘둘째 헤르만’의 시점으로 사건을 서술하여, 기존의 공연 틀은 유지하되 전 시즌과는 또 다른 느낌과 해석을 선물할 것입니다. 


2016년 10월 13일~2017년 1월 1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



(사진출처 : 쇼온 컴퍼니)





<더맨인더홀>은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내면에 ‘억압 되어있던 자아’를 대면하고 비극으로 치닫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모티브로 한 만큼, 관련 이론을 적용해가며 작품을 보면, 장면 별 의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테면, ‘세 개의 나, 내 안의 너’ 같은 넘버는 은유화된 캐릭터나 배경 (늑대, 달)을 이용해,  ‘이드/자아/초자아’의 대립을 그리며 메세지를 의도합니다. 더불어, 다양한 빛의 향연과 함께 피아노 한 대로 음악을 이끌어, 판타지성을 강조하고 인물의 심리를 더욱 유려하게 묘사합니다. 


2016년 9월 9일~10월 30일, 대학로자유극장



(사진출처: 더맨인더홀 공식 페이스북)





<씨왓아이워너씨>는 영화 ‘라쇼몽’의 원작 작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선 [케사와 모리토], [덤불 속에서], 그리고 [용]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배경은 중세시대 일본, 1950년대와 2000년대의 뉴욕 센트럴 파크이며, 극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전통 음악, 재즈, 가스펠 등이 흘러나와 다양한 청각적 자극을 선사합니다. 작곡가 마이클 존 라키우사는 ‘정통 손드하임의 계승자’로 평가 받는 만큼, 극의 드라마성을 높이는 신선한 음악 세계를 보여줄 것입니다. 같은 사건을 겪고도 다른 진실을 기억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미스테리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1인 다역을 펼치는 배우들의 명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원작인 ‘류노스케의 단편선’들이 그렇듯 뮤지컬에도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설정이 있다는 점만 유념하고 극장에 간다면, 작품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을 곱씹어보는 의미 있는 관람이 될 것입니다.  


2016년 9월 27일~11월 20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사진출처 : 우란 문화재단 페이스북)



이번 시즌엔 그 어느 때보다도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요새 정말 행복하네요. 지금이라도 당장 공연장으로 달려가고 싶으시죠? 잠깐! 내가 선택한 소중한 공연을 더욱 알차게 즐기고 싶은 분들께는 아래 포스팅 도 추천 드립니다. 


공연을 더욱 알차게 즐기는 비책(?)을 담은 포스팅:

[청춘동원 서포터즈] “오감을 동원하다” 공연, 얼마나 치열하게 즐기세요?

(http://dongwonblog.tistory.com/464)그럼, 마음 속에 찜 해둔 뮤지컬 작품, 꼭 보러 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 원하던 모든 꿈을 갖게 되리라. 새로운 세상 또 다른 삶을.."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The Music of the Night’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