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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즐기다/리빙&컬쳐

[청춘동원 서포터즈] 올 가을, 당신의 마음을 훔칠 ‘뮤지컬 9선’ – 역사 판타지부터 스릴러까지 (1)편


지친 나에게 영혼의 비타민을 충전해주고 싶으신 가요? 그렇다면, 당신의 가을을 음악으로 물들일 매혹적인 뮤지컬 9편을 소개합니다. 마음의 양식을 쌓기 좋은 선선한 가을이 찾아와서인지, 다채로운 작품들이 손짓하고 있네요. ‘역사 판타지’ 뮤지컬,  ‘대극장 화제작’, 그리고 ‘스릴러극’ 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작품성이나 화제성 면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골라 보았습니다.  





올 가을엔 역사 판타지물, 그 중에서도 19세기 후반, 혹은 20세기 초반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대거 찾아옵니다. 2~3여 년 전부터 <글루미 데이>, <라스트 로얄 패밀리>, <명동 로맨스>같이 역사의 빈틈에 상상을 채우는 ‘팩션’ (픽션과 팩트의 합성어)은 중소 극장 창작 뮤지컬의 대세로 자리매김해왔지요. 숨가쁘게 진행되는 그 시대의 역사는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드라마이기에, 올해도 역시 개화기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뮤지컬의 인기는 계속 될 예정입니다. 1930년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김유정, 이상 그리고 ‘구인회’ 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팬레터>부터, 오태석 작가의 ‘도라지’를 각색한 <곤 투모로우>, 뮤지컬 여제 김선영의 귀환을 알리는 <잃어버린 얼굴 1985>까지. 경성의 지식인들과 구한말 왕실 일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팬레터>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창작 뮤지컬 공모 프로그램인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최우수 선정작이며, 올해 ‘초연’되는 작품입니다. 서정적이면서도 해학이 넘치는 문학 세계를 펼친 소설가 ‘김유정’과 시대를 앞서간 천재 시인 ‘이상’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은 ‘구인회’라는 순수 문학 모임을 통해 교우했고, 서로 각별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뮤지컬에서는 두 인물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묘령의 여류작가, 히카루라는 캐릭터도 더해져, 더욱 흥미로운 사건들을 만들어냅니다. 경성 문인들의 삶과 사랑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더니즘이 풍미했던 1920~30년대의 독특하면서도 어딘가 어두운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열띤 토론을 하는 청년들의 모습, 옛 경성 거리나 신문사를 구현해 놓은 무대, 그리고 시대상을 담은 의상 등이 관전 포인트가 될 예정입니다.  


2016년 10월 8일~11월 5일, 동국 대학교 이해랑 예술 극장




(사진 출처: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팬레터>는 지난 10월 10일, 뮤지컬 사상 최초로 ‘전 막 (1~2부 전체) 라이브 생중계’를 하기도 했답니다. 평소  <팬레터>에 대한 기대가 컸던 저는 생중계 당일에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네이버  tvcast에 접속해 공연 실황을 지켜보았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무대와 조명이 더욱 감각적이었고, 보랏빛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는 여주인공 ‘히카루’의 존재감이 강렬했네요.  ‘히카루’ (일어로 한 줄기의 빛이라는 뜻)는 극 중 문인들의 뮤즈로, 매혹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입니다. ‘문인들의 사랑, 열정 그리고 우정의 이야기’하면, 지금까지는 주로  ‘프랑스의 살롱 문화’를 떠올리곤 했죠. 그렇지만, 앞으로는 저를 비롯해 많은 뮤지컬 팬들이 뮤지컬 <팬레터>도 함께 떠올리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곤 투모로우>는 한국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오태석 작가의 ‘도라지’를 각색한 뮤지컬입니다. 격동의 시대인 19세기,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투쟁의 불꽃을 쏘아 올렸던 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 그리고 대한제국의 제1대 황제 고종, 이렇게 세 사람의 치열한 갈등에 초점을 맞춘 극입니다. 각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길을 갔으나 혼란한 시대 앞에서 결국 비극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강렬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 곳곳에 공들여 만든 액션신들이 있는 만큼, 작품의 ‘느와르’적인 면모도 제대로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편제>, <도리안 그레이>의 이지나 연출이 대본을 작성했으며, <셜록 홈즈> 의 최종윤 작곡가가 작곡을 맡은 작품으로, 평단과 뮤지컬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2016년 9월 13일~10월 23일, 광림 아트센터 BBCH홀




(사진출처 : 예스24 play, 미미컴퍼니)

 




<잃어버린 얼굴 1985>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으로, 영웅으로서의 명성왕후를 그렸던 기존 작품과는 차별성을 보입니다. 열강의 외압 속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았던 그녀를 좀 더 인간적인 시선에서 조망하고 있습니다. ‘명성 왕후는 1895년 을미사변 때 죽지 않았다?’라는 새로운 팩션을 출발점으로 기묘한 상상을 풀어가며,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 투쟁했던 여성’ 으로서의 명성황후에 주목합니다. 여기에 모던함과 심플함을 추구하는 무채색 의상과 무대가 더해져 작품이 간직한 독창성을 배가시킵니다. 2013년 초연에서는 차지연이 애절한 명성 왕후를 그렸다면, 2016년 재연에서는 평소 ‘여왕’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김선영이 캐스팅 되어 여린 듯 카리스마 있는 명성 왕후를 보여 줄 예정이기에, 많은 관객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2016년 10월 11일~10월 23일,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사진출처 : 서울 예술단)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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