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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을 말하다/브랜드 이야기

[청춘동원 서포터즈] 가성비 ‘갑' 샌드위치 - 샌드프레소 여의도점 방문 후기


어쩜 이럴까 싶다. 지긋지긋한 무더위가 하루 사이에 그 기세를 감추고 선선하다 못해 쌀쌀한 바깥 날씨에 여름내 장롱 속에 박혀 있었던 후리스를 꺼내든 지금, 바야흐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마치 작별인사도 미처 하지 못한 채 헤어진 친구 사이처럼 너무 갑작스럽게 떠난 여름 날씨가 조금은 그립게 느껴지는 걸 보면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 뜨거웠던 아스팔트에 비가 스며드는 것처럼 여름내 무더위에 마비되었던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재충전이 필요하다! 많은 선택지가 있겠지만 가을의 시작은 가볍게 따뜻한 커피와 샌드위치로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커피와 샌드위치야말로 가장 저렴하게 가을을 즐기는 ‘힙스터’가 될 수 있는 기본 템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수요일의 점심시간, 필자는 샌드위치가 맛있는 가게를 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여의도로 향했다. 샌드위치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석봉 토스트와 서브웨이 밖에 모르는 본인에게 7000원, 8000원대의 고급 수제 샌드위치는 부담스러웠고 동네 분식집에서 파는 샌드위치 아닌 샌드위치는 아쉬웠다. 그러던 참에 가성비가 좋은 샌드위치 집을 찾았다는 친구의 말은 반갑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 기대를 안고 비를 헤쳐간 필자는 점심을 맞아 분주한 정장을 입은 무리의 사람들을 지나친 채 자그마한 2층집의 카페에 도착했다.





‘샌드프레소’는(Sand & Presso)는 이름 그대로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카페로 전국 22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 소규모의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이다. 참으로 정직한 상호명이 아닐 수 없다. 공식적으로 동원홈푸드의 계열사이지만 필자가 처음 카페에 다다랐을 때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으레 대기업의 외식 가맹점은 화려한 간판과 스타 모델을 앞세운 홍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밝은 조명 그리고 컵, 쟁반, 심지어 화장실에도 볼 수 있는 기업의 로고로 가득하다. 하지만 작다 못해 소박하기까지 한 샌드프레소의 외관에 조금은 당황했다(하마터면 지나칠 뻔 하였다.) 그렇게 들어간 카페의 내부는 더더욱 아담하고 소박했다. 손 글씨로 쓴 ‘샌드위치 주문방법’이 먼저 반겨주었고 한 사람이 지나기도 좁은 2층 계단은 마치 일본 영화에서나 보던 노 부부가 운영하는 동네의 작은 카페를 연상시켰다. 작은 가게의 안은 점심을 맞은 회사원들로 가득 차 있었고 조용하지만 쥐 죽어 있어야 할듯한 분위기가 아닌 정겨운 소음이 이따금씩 들리는 정도였다. 가게에 들어서자 할머님 한 분과 가족으로 보이시는 종업원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아담한 가게의 규모와 달리 메뉴 구성은 탄탄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등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었고 음료는 에이드, 생과일 주스, 스무디 그리고 사장님이 추천해 주셨던 오곡 라떼는 화려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메뉴 구성이었다. 메인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샌드위치는 동원의 시그너쳐인 참치를 시작으로 불고기, 터키 브레스트, 등 저칼로리 위주의 필링과 기본빵인 식빵과 호기빵, 치아바타, 호밀빵의 선택지로 다양화시켰다. 백문이 불여일견! 필자가 추천하는 베스트 3 샌드위치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참치샐러드 샌드위치

참치의 명가 동원답게 참치가 가득 들어있었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토마토와 양상추는 참치의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주었다. 또한 마요네즈 소스 이외에 살짝 매콤함이 더해져 마지막 한 입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2. 터키 브레스트 샌드위치

필자 본인의 개인적인 베스트. 얇은 터키햄이 여러 장 깔린 비주얼부터 훌륭했다. 특히 밑에 깔린 사과의 단맛과 터키햄의 짭쪼름한 맛은 ‘단짠단짠’이 진리임을 보여주었다. 신선한 야채는 말할 것도 없었고.



3. 치킨 불고기 샌드위치

불고기라 해서 달콤한 맛을 예상했지만 웬걸, 생각지도 못한 매운맛에 고생을 좀 했다. 입이 얼얼해질 정도인 핫 소스의 알싸함이 입을 감쌌고 닭 가슴살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매운맛 마니아에게 정말 인기가 많을 제품


다음으로 사장님과의 간단한 대화를 옮겨 적어보았다.


사장님과의 인터뷰


필자 : 샌드프레소는 동원홈푸드 계열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요. 그러면 실제로 모든 식자재의 납품을 동원F&B에서 담당하고 있나요?

사장님 : 네, 빵이나 야채 같은 기본적인 식자재는 동원F&B에서 매일 신선하게 제공하고 있고요. 그 외 는 부수적인 재료는 저희 쪽에서 직접 구입하고 있습니다.


필자 : 치킨너겟 샌드위치 같은 독특한 메뉴가 눈에 띄는데, 메뉴 구성도 지점마다 다른가요?

사장님 : 네. 직영점을 제외하고 가맹점 같은 경우는 메뉴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요. 각 가맹점에서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유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필자 : 대부분의 고객분들이 샌드프레소가 동원그룹 계열 브랜드라는 걸 모르고 계실텐데, 홍보는 어떤 식으로 이루지고 있는 편인가요?

사장님 : 아무래도 샌드프레소가 TV CF나 지면광고 같은 큰 홍보를 하고 있지는 않아서요. 그 맛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소소하게, 단골처럼 찾아주고 계세요. 입소문에 의해 홍보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저희는 여의도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있어 회사원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고요~ 말 그대로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가게랍니다. 동원그룹 계열 브랜드임을 좀 더 홍보해야겠네요! 더 자주 찾아주시겠죠? (웃음)



사장님의 말씀처럼 샌드프레소는 ‘아는 사람은 아는’ 가게였다. 대대적인 마케팅은 찾아 볼 수 없었으며 아담한 규모의 가게는 대기업의 손길에서 많이 벗어나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을 통해 모여든 회사원 분들과 사장님과 근황을 주고 받을 정도의 오래돼 보이는 단골손님들은 샌드프레소의 정직함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샌드프레소가 지향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그런 것이 아닐까. 요란하지는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느리지만 정직한. 동원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기업과 동네의 작은 카페의 만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곳인 여의도의 중심에 위치한 여유로운 카페의 모습만큼이나 아이러니했지만 정겨운 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