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우리 삶에 영감을 주는 독서는 사실 어떤 계절에도 훌륭히 어울리는 습관인 것 같습니다. 지난 번 추천 드린 도서 4선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양서 몇 권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독서를 통한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강조한 ‘문사철(文史哲) 600’, 기억나시나요? 우리 세대의 지식인•교양인이 되기 위해 30대가 끝나기 전에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읽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오늘은 그 ‘문사철(文史哲)’ 중에서도 첫 번째로 언급된 ‘문학서’ 몇 권을 살펴보려 합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우리 삶과 주변 세계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인간 삶에 대한 보편적인 정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미적 감동과 세밀한 감수성도 문학을 읽는 큰 즐거움 중 하나겠지요? 지금부터 동원그룹 블로그와 함께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국내외로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4권의 문학서를 만나보세요. 여러 번을 거듭해 읽을수록 새로운 깊이의 깨달음과 감동을 전해줄 것입니다.
얼마 전 KBS에서 방영한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김수현이 아이유에게 선물하며 더욱 유명해진 책이 있습니다. 바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데미안을 통해 참다운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여기서 싱클레어는 이 책의 작가인 헤르만 헤세이기도 합니다. 유복하고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다른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데미안을 포함한 여러 인물들을 만나면서 겪는 심경의 변화 그리고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안목의 변화를 그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 속 싱클레어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세상에 대해 불안해합니다.그에 대해 반항하지만, 그 틀을 깨부수고 나면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되지요. 이러한 싱클레어의 모습은 어찌보면 우리 삶의 한 단면을 투영하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힘든 일이 닥치면 서둘러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문제를 해결하지만, 곧 또 다른 위기를 만나게 되는 우리네 삶의 현실을 압축해 놓은 듯 느껴지지요.
『데미안』을 거듭해 읽어나갈수록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올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같은 삶의 원론적인 부분에 대해 고찰하게 됩니다. 그 동안 달려온 길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고 싶다면, 혹은 내 안의 진짜 나를 발견하고 싶다면 헤세의 『데미안』은 더 없는 길잡이가 될 것 같습니다.
숨가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지금과는 다른 세상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현실적인 상황을 에둘러대며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 알란 칼손은 관절염으로 고생하는100세 노인이지만 겨우 650크로나(약 10만 원)이 든 지갑만을 든 채 양로원의 창문을 넘습니다. 양로원을 빠져 나온 그가 처음 찾은 곳은 터미널. 그곳에서 우연히 어느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게 되고 자신을 쫓는 무리들을 피해 도망 길에 나서게 됩니다.
이 책은 노인의 도피 과정에서 겪는 에피소드와 쌍을 이루는 소설의 다른 한 축은 그가 살아온 백 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미국 과학자들에게 핵폭탄 제조를 할 수 있는 단서를 주고 마오쩌둥의 아내를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하고, 스탈린에게 미움을 사 블라디보스토크로 노역을 갔다가 북한으로 탈출, 김일성과 어린 김정일을 만나기도 합니다. 엄청난 사건과 계속되는 고난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는 알란의 모습에서 행복이란 무엇인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유의지를 그 무엇이 억누를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쁘더라도 가끔은 여유라는 날개를 달고 갇힌 마음의 창문을 살짝 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생각하지 못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현의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첫 번째 문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책 『설국』은 일본 근대 서정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노벨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설국』에는 눈 덮인 마을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대목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는 가와바타야스나리의 작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학의 극치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눈 내린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슬프지만 순수하고 지순한 사랑이 펼쳐집니다. 병든 애인이 세상을 떠나고 자신마저도 화재 사고로 자살에 가까운 최후를 맞이하는 주인공 ‘요코’와 게이샤인 ‘고마코’, 둘의 사랑 이야기인데요. ‘요코’와 ‘고마코’에 대한 외적 묘사, 그리고 촘촘한 심리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을 절로 자아냅니다.
이 책에는 ‘기-승-전-결’이라고 말할 만한 강렬한 위기도, 자극적인 표현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아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갈 뿐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에 대한 섬세한 표현, 두 남녀의 사랑에 대한 서정적인 울림은 너무도 인상적입니다. 책을 펴는 순간 하얀 설원으로 빠져드는 동시에 여러분의 감성을 충만하게 채워줄 만한 책, 『설국』입니다.
『칼의 노래』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할 무렵부터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까지 전투 전과 이후의 심정, 혈육의 죽음, 권력의 덧없음과 폭력성 등을 그의 1인칭 시점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저자 김훈은 책머리를 통해 “그 칼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영웅이 아닌 나는 쓸쓸해서 속으로 울었다. 이 가난한 글은 그 칼의 전언에 대한 나의 응답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전장에서, 시대의 영웅임과 동시에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던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사회 안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칼의 노래』는 2001년 제32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개정판을 거듭하며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 받아왔습니다. 영화‘명량’의 흥행성공 이후에는 이순신의 리더십 열풍으로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지요. 그 어느 때보다 리더십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인간 이순신의 때묻지 않은 리더십을 배우고 싶다면 김훈의 저서 『칼의 노래』를 추천합니다.
문학이 주는 즐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삶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이끌어주는 화수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클 것 같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저마다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또 간접적으로나마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문학은 특별한 일 없이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는데요. 얼마 남지 않은 2015년의 마지막 달,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문학서 한 권과 함께 보다 뜻 깊은 마무리를 지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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