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 많은 즐거움. 그 중에서도 먹는 즐거움 만한 게 또 있을까요? 그러나 바쁜 삶에 쫓기다 보면 소중한 한 끼 식사의 순간을 ‘즐기기’ 보다는 ‘때우는’ 일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나는 그 동안 무엇을 먹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처럼, 식생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요.
건강한 생활 이야기를 다루는 동원그룹 블로그에서 이런 테마에 어울리는 건강식 레스토랑 한 곳을 소개하려 합니다. 신선한 재료를 엄선해 천천히 조리하는 슬로푸드 레스토랑, 상수동에 위치한 ‘슬런치 팩토리’가 바로 그 곳인데요! 슬런치(Sluch)는 Slow와 Lunch의 합성어로, 천천히 정성 들여 만드는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기본으로 화학 조미료 대신 소금, 후추, 허브 등으로 맛을 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특징인데요. 이미 채식문화잡지와 인기 TV 프로그램 테이스티로드 등에도 소개되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곳, 비건 레스토랑 등으로 입소문 난 이 곳. 슬런치 팩토리의 매력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복잡한 홍대 거리를 조금 지나면, 그 매력을 아는 사람들이 즐겨 찾을 법한 상수동의 작은 골목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빈티지한 경양식점, 스페니시 레스토랑, 스몰비어 등 소담스런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에서는 추억 가득한 낡은 다락방을 찾은 듯한 정겨운 느낌마저 드는데요. 슬런치 팩토리는 상수역 4번 출구와 가까운 골목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골목의 분위기 때문인지 가게도 왠지 작고 아담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슬런치 팩토리의 내부는 의외로 넓은 편입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빈티지한 목조 테이블과 의자가 나름의 질서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담한 2인석부터 6-7명이 앉을 수 있는 제법 큰 테이블까지, 디자인과 배열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그 만의 조화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오너의 감각이 느껴지는 대목이죠!
왼편에 위치한 오픈 키친도 시선을 끄는데요. 조리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더욱 믿음직스러운 느낌이에요.
상수동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예쁜 테라스까지!
슬런치 팩토리는 홍대 미대생 4명이 모여 함께 창업했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감각적인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이 곳을 찾는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채식주의자’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구분됩니다. 완전한 채식만을 즐기는 '비건(Vegan)'에서부터, 조류와 어류까지 즐기는 '폴로(Pollo)'까지 매우 다양한데요.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슬런치 팩토리에서는 채식주의자 본인의 성향, 허용식에 적합한 음식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메뉴판에서도 이를 구분하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물론 채식을 즐기지 않는 분들을 위한 메뉴도 많답니다!
완전한 채식을 즐기는 비건을 위한 메뉴는 레드 컬러로 따로 표기하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돋보였어요.
그럼 본격적으로 슬런치 팩토리의 메뉴를 즐길 시간! 먼저 가벼운 음료 종류에는 크게 생과일 주스와 에이드가 있고 오렌지, 자몽, 청포도 3가지 과일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오렌지 에이드와 청포도 주스인데요. 시럽 등의 부가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 과일 본연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입맛을 돋우는 샐러드 메뉴는 총 3가지! '두부토마토 샐러드'(vegan), '가지버섯 샐러드'(vegan), '새우쌀국수 샐러드'가 있었어요. 주문한 메뉴는 가지버섯 샐러드로, 비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였습니다. 풍성한 샐러드 채소 아래 큼지막하게 썰린 가지와 버섯이 넉넉한 편입니다. 가지와 버섯 모두 익힘 정도가 적당하여, 재료 고유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답니다. 새콤한 발사믹 소스와의 조화도 일품!
메인 메뉴에는 덮밥, 리조또, 커리, 면 등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요. 고기가 들어가는 메뉴도 있지만 폴로, 렉토, 비건 등을 위한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슬런치 팩토리의 인기 메뉴인 ‘치킨 크로켓’인데요. 닭가슴살에 양파, 청양고추, 데친 시금치 등이 콕콕 박힌 크로켓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에어프라이 형태로 제공됩니다. 식감이 촉촉하거나 부드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 살아있었습니다. 흑미밥도 함께 제공되어 든든함을 느낄 수 있는 메뉴였어요.
두 번째 메인 메뉴는 ‘매운 소고기 덮밥’입니다. 매운 맛은 보통 혀와 위를 동시에 자극하는 느낌인데요. 매콤하게 양념된 이 덮밥의 소고기는 아주 깔끔한 매운 맛을 갖고 있었습니다. 적당히 익혀진 수란이 매운 소고기를 부드럽게 감싸 식재료 간 조화도 훌륭했어요. 주문한 것 중 가장 가정식에 가까운 메뉴로, 집에서도 자주 해먹고 싶은 느낌!
푸짐한 재료가 한 가득인 피자도 빼놓을 수 없겠죠? 피자 메뉴는 총 3가지로, '버섯 고르곤졸라 피자', '마르게리따 피자', '새우 바질페스토 피자'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새우 바질페스토 피자’인데요. 얇은 씬 도우에 넓게 깔린 바질페스토 위로 어린 잎과 미니 당근, 올리브, 새우, 고구마, 치즈 등 신선한 재료가 가득했습니다. 보통 패스트 푸드류로 분류되는 피자이지만, 가장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면 바로 이런 형태가 아닐까요? 약간의 짭조름한 맛 덕분에 맥주를 함께 곁들여도 금상첨화일 것 같아요.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고 난 뒤, 디저트까지 한 번에! 슬런치 팩토리는 ‘레스토랑’으로도 훌륭하지만 커피와 티, 케이크를 즐기는 ‘카페’로도 제격인 분위기를 갖고 있답니다.
디저트 메뉴로는 도피오,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카라멜 라떼, 카페모카 등의 기본적인 커피 종류에서부터 레몬티, 꿀한라봉차, 로얄밀크티 등의 차 종류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다크초코라떼와 곡물라떼를 비롯해 단호박 다크초코 케이크, 베리베리 크럼블 케이크 등 슬런치 팩토리와 어울리는 이색 메뉴도 인상적이었어요.
음료는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커피가 맛있는 집은 아메리카노를 마셔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죠? 진하지 않은 원두의 향이 마일드한 느낌을 줍니다.
디저트 하면 케이크를 빼 놓을 수 없죠! 먼저 단호박 다크초코 케이크입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맛이 진하게 살아있지만, 입맛을 자극하는 가볍고 인위적인 단 맛이 아니라 그런지 쉽게 질리지 않았어요. 또, 단호박을 잘 못 먹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그 향이 강하지 않았답니다. 이 단호박 다크초코 케이크 하나를 위해 방문하는 분들도 있다고 해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 인정!
마지막 메뉴는 베리베리 크럼블 케이크. 한 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베리 시럽이 가득했는데요.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고소하고 촉촉한 이 케이크는 집에서 엄마가 직접 구워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담백하고 깔끔한 메인 메뉴들을 모두 즐긴 후, 베리베리 크럼블 케이크의 가볍지 않은 달콤함과 함께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답니다.
Simple is the best 라는 유명한 카피가 있죠? 기본에 충실한 단순함을 지향하되, 그것을 여러 사람들의 니즈에 맞추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데요. 익숙한 재료를 활용해 소박하지만 근사한 한 끼를 만들어 내는 슬런치 팩토리의 음식에서 이런 단순함의 미학을 살짝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넓은 테라스 창으로 한 가득 들어오는 햇살은 맛과 분위기를 돋우는 보너스!
외식 문화가 발달할수록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은 점점 많아지는데요. 바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짠단짠 스타일 음식에 지쳤을 때, 슬런치 팩토리같은 슬로푸드 레스토랑을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요? 신선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요리, 그리고 고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 음식점과 함께라면 식생활의 즐거움이 훨씬 더 다채로워질 것 같습니다.
<슬런치 팩토리>
위치 :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길 38 [지번] 서울 마포구 상수동 336-18
전화 : 02-6324-9870
영업 : 매일 11:00~01:00 (설, 추석 제외 연중 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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