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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즐기다/리빙&컬쳐

[청춘동원 서포터즈] 저렴하게 생존 가방 싸기 ! 참치 캔과 호일의 무한한 변신


지난 9월 12일, 전국 곳곳의 휴대폰들이 쉴 새 없이 울렸습니다. 바로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인데요. 경주 등 경상도와 부산에 살고 있는 친척 혹은 가족의 안부를 물어보거나 서울까지 여파가 미친 지진 덕에 ‘너도 혹시 느꼈느냐’는 메시지가 보내고 받았습니다. 기상 관측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어서 사람들의 충격도 역대급으로 컸죠. 수십 명의 인명 피해와 수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온 나라가 그동안 옆 나라 일일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지진에 두려워했습니다. 덕분에 때 아닌 호황을 누린 건 각종 방재 용품을 파는 업체와 지진 대비 생존 가방을 직구해 파는 개인 사업자들이었습니다. 


l 일본에서 파는 재난 생존 가방


하지만 이렇게 일본에서 파는 생존 가방은 대부분 가격대가 꽤 됩니다. 1인용 가방은 대부분 15만 원 언저리고, 구성이 괜찮다 싶으면 30만 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저렴하게 생존 가방을 싸는 방법과 두세 가지로 수십 가지의 생존 아이템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l 도쿄도청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도쿄방재 한글판 일부분 (www.metro.tokyo.jp)


일본 도쿄도에서 제작한 방재 매뉴얼인 '도쿄 방재'에 따르면 일단은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평소에 비축해놓는 게 제일 좋다고 합니다. 비상시엔 전기나 가스가 모두 끊길 걸 생각하고 준비해놓는 게 현명하겠죠. 생존가방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당연히 그 약을 챙겨야 할 것이고, 여성이라면 위생 용품을 챙기면 좋겠죠. 지난 경주 지진 이후 '도쿄 방재' 뿐 아니라 인터넷 곳곳에 지진 대비 매뉴얼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이 매뉴얼들이 공통적으로 생존을 위해 강조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체온 유지, 구조 요청, 식량 확보'입니다. 



 재난 생존 가방을 위해 준비하면 좋을 저렴한 물건들과 식량. 이 모든 걸 구매한 비용은 5만 원대였습니다.


먼저 체온 유지를 위해선 옷이나 담요가 가장 먼저 필요할 겁니다. 여력이 있다면 집에 있는 옷이나 모포를 챙기면 좋겠지만 긴박한 상황에선 옷과 이불을 챙기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흔히 생각하시는 게 신문지지만 의외로 효율이 좋은 물건은 바로 비닐봉지입니다. 김장 봉투처럼 대형 비닐과 테이프로 우비를 만들어 입거나, 비닐을 머리에 감싸 체온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불 대용으로 써도 좋고, 비위생적인 바닥 위에 깔면 돗자리 대용도 되죠.


다이소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호신벨. 작동하면 1000데시벨의 소리가 난다.


구조 요청을 위해선 호루라기를 보통 권하지만 호신벨도 추천드립니다. 호루라기는 따로 전력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재난 피해자 본인의 기력을 써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호신벨은 건전지가 필요하지만 간편하게 호루라기의 몇 배의 큰 소리를 낼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호신벨을 구비하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식량 확보. 재난 상황에선 뭐니뭐니해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하는 게 가장 좋은데요.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음식은 바로 동원 참치입니다! 약간 무게가 있지만 캔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데다 유통기한이 어마무시하게 길기 때문인데요. 동원참치의 유통기한은 5년 이상이라고 하니 재난 시 생존 필수 식량으로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또, 양반 김치 캔 역시 좋은 생존 식품인데요. 우주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김치를 캔에 담아 보관에 용이할 뿐 아니라 비상시 얻기 힘든 각종 영양 성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제가 준비한 물건 중 몇 개를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참치캔 활용법은 무궁무진 … 칼이나 촛불로도 사용 가능하다.


참치 캔이 생존 식량으로 더 각광받는 이유는 다양한 활용법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캔 본체는 밥그릇 대신 사용할 수도 있고, 평소엔 손 베일까 조심조심했던 참치 캔 뚜껑은 비상 시 칼 대용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참치를 먹고 기름이 남은 캔에 휴지를 말아 심지로 꽂으면 훌륭한 간이 등불이 됩니다. 참치를 먹기 전에 꽂아도 되고 남은 참치를 먹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호일로 만든 간이 냄비


쿠킹호일 역시 활용 방법이 많은 생존 용품입니다. 동원 시스템즈에서 만들어 더 쫀쫀한(?) 쿠킹호일은 잘 접으면 그릇 대신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요리도 가능해서 냄비나 프라이팬과 같은 조리기구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몸을 데워주는 응급 처치를 하는 데에도 좋습니다. 열전도율이 높아서, 시린 곳에 감싸주면 몇 분 뒤 금방 몸이 데워집니다. 물병에 몇 겹으로 두르면 간이 보온병이 되죠.




동원 제품은 아니지만 고무밴드도 추천해드립니다. 랩이나 비닐봉지와 만나면 훌륭한 밴드에이드 대용이 되고요. 키친타올이나 물티슈에 살짝 구멍을 내서 끼우면 간이 방진 마스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건을 준비하셨다면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아셔야 하겠죠? 기상청이 배포하는 지진 대피 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일단 지진이 일어났을 때 머리를 보호하는 걸 최우선으로 삼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흔들리는 동안은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고 탁자가 쓰러지지 않도록 탁자 다리를 꼭 잡아야 합니다. 흔들림이 멈추면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비상 대피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하고요. 건물 내에서 이동할 때는 쿠션이나 가방 등으로 머리를 감싸고, 유리 파편에서 발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양말이나 신발을 신은 뒤 이전에 챙겨놨던 생존 가방을 들고 이동합니다. 듣기엔 정말 간단한 요령이지만 막상 지진이 발생했을 땐 당황해서 제대로 실천하기 어려우니 평소에 숙지하고 연습하는 게 필요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을 확인해주세요.


지금까지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상 생존 가방 싸는 방법과 다양한 활용 방법들을 알아봤습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잠깐 시간과 돈을 들여 '나만의 생존 가방'을 꾸려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분들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 가지고 유난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난이 언제 어떤 규모로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안전벨트가 사고시 인명피해를 막는 생명벨트가 되듯이, 이 생존 가방이 만일의 경우엔 생명 가방이 될 수 있겠죠. 물론 가장 좋은 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