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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즐기다/리빙&컬쳐

IT의 트렌드를 읽다, 2015년 IT계의 핫키워드 '사물인터넷(IoT)'


최근 주변에서 사물인터넷(IoT)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계나 전문가 사이에서 미래 기술을 설명할 때만 등장하던 단어였는데요, 그렇지만 지금은 신형 스마트폰의 부가 기능이나 이동통신회사의 새로운 서비스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서 언급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실제 제품이 나오고 상용 서비스가 가능해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이 우리 삶을 바꿀 때가 눈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출처: Control4 홈페이지)


그렇지만 의외로 사물인터넷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IT세상에 적응하려면 능동적으로 변화를 즐겨야 합니다.  사물인터넷이 무엇이며 앞으로 내 생활에 어떻게 이용할지 생각해볼까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는 최근에 제시된 단어지만 개념 자체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PC가 점점 소형화되고 통신기술은 점점 발달합니다. 가전제품을 포함한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더욱 큰 기능을 발휘할 것이란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출처: allbiz홈페이지)


'홈 오토메이션'이라는 개념은 가정 내의 모든 전자제품을 하나로 묶어 자동화시키겠다는 발상이었습니다. 세탁기나 냉장고, 에어컨이 따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집약된 하나의 조작 장치 내에서 움직입니다. 또한 센서로 각종 상황을 인식해서 그에 맞는 세팅을 스스로 해냅니다. 에어컨이라면 외부 기온과 실내 기온을 파악하고 잠시 후 비가 올 것인지도 파악한 후에 냉방 온도와 제습 기능을 적절히 작동시킵니다. 


하지만 이런 개념은 처음 제시될 당시 실제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당시 필요한 기술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대중화되기에는 장애물이 많았습니다. 우선 소형 기기에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무선통신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았고 관련한 센서와 CPU, 무선 칩의 단가가 매우 높았습니다. 때문에 고가 가전제품에는 들어갈 수 있어도 안경, 컵, 전등 같은 일상용품에 들어가는 건 무리였지요. 


그렇지만 몇 년 전부터 기술 발달에 따라 이런 난제들이 해소되기 시작했습니다. 값싼 센서, 초소형 저전력 프로세서와 네트워크칩이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모바일 환경의 발전으로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일체화된 칩 하나로 PC와 네트워크 기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기기에도 저렴하게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애플 홈페이지)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생활 속 모든 사물을 말합니다. 따라서 넓게 보면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와 얼굴에 끼는 구글 글래스, MS 홀로렌즈는 물론이고 목에 거는 소니 라이프밴드도 사물인터넷에 포함됩니다. 센서가 달린 전등이나 필터 교환시기를 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주는 샤오미 정수기가 사물인터넷 기기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째서 지금 사물인터넷이 각광받고 있을까요?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혁신이 한창일 때는 IT산업계의 자금과 기술, 인재가 그쪽으로 몰렸습니다. 스마트폰과 운영체제, 관련 앱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 엄청난 기회가 열리고 각 산업에 파급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기존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넷북 등이 몰락한 뒤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출처: KBENCH 홈페이지)


모바일 기기는 이동 네트워크와 결합해서 우리 생활 모든 분야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보고, 콘솔 게임기 대신 앱게임을 즐기며,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으로 문자와 음성통화까지 하지요. 이 과정에서 애플과 삼성 등 대표적 전자기업과 더불어 화웨이와 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도 많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알리페이 등도 이런 기회를 잘 잡은 기업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의 발전이 정체되면서 관련 산업계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사용자들은 점점 지갑을 열지 않게 됩니다. IT업계는 둔화된 모바일 시장에서 더욱 넓은 사물인터넷 분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제품화되는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분야로는 시계, 옷, 벽, 거울, 침대, 간판 등 일상 사물에 지능형 통신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렇듯 사물인터넷은 모바일에 이후 떠오를 핵심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인텔, AT&T, 오라클, NEC이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SKT, KT, LGU+,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서비스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는 중입니다.




(출처: 허핑턴포스트 홈페이지)


사물인터넷이 우리 생활을 어떤 방식으로 편리하게 해 줄까요? 이것을 상상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미래를 다룬 SF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에서 이미 그것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전격Z작전'에서 주인공은 손목시계에 대고 말하는 것만으로 자동차인 '키트'의 시동을 걸거나 일정방향으로 움직이게 했습니다. 이것을 현재 나와있는 기술로 구현한다면 어떨까요? 애플의 시리나 MS 코타나 같은 지능형 비서시스템이 자동차에 탑재되어, 사용자가 차고 있는 스마트 워치와 연동합니다. 여기에 구글이 현재 개발하는 무인운전시스템이 뒷받침 해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내 마이너리티리포트 스틸컷)


미래 가정에서 보던 자동제어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침 출근 전에 빗길로 사용자의 출근길이 혼잡하다는 뉴스가 나오면 스마트폰이 알람을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울립니다. 사용자가 일어나면 우산을 준비하라는 안내와 함께 비교적 덜 혼잡한 우회 교통로를 제시합니다. 사용자가 일어난 것을 눈치챈 전등이 켜지고 TV에서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커피머신이 바로 모닝커피를 내놓고 냉장고는 아침에 먹을 간단한 음식을 체크해서 표시해줍니다. 그리고 준비를 마친 사용자가 집을 나서면 문이 잠기며 집안 모든 전기기기가 자동으로 꺼집니다. 가스도 차단되며 비가 오는 것을 대비해 창문도 전부 닫힙니다.’


이런 서비스는 현재까지 개별적으로 수행되는 경우는 있어도 자동으로 연계되지 않았습니다. 각 기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뿐 서로 통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물 인터넷이 적용되면 집안의 모든 전자기기들이 센서와 마이크로컴퓨터를 갖추고 네트워크로 정보를 주고 받습니다. 모든 물리적 센서 정보를 마치 기계끼리 대화하듯이 소통하는 것입니다. 이 정보는 인공지능형 비서에 의해 서비스로 변환됩니다. 사용자는 비서가 제시하는 서비스 가운데 어떤 것을 쓸 지 결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출처: newstomato 기사)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IT기술들은 이렇듯 생각보다 빨리 우리 생활에 파고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이것을 잘 알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매트릭스' 와 '터미네이터'에서도 기계의 지배를 거부한 인간이 결국 승리했죠. 지능화된 기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이들을 잘 활용해서 삶의 질을 높여보면 어떨까요?



안병도 / IT 칼럼니스트

- IT평론가

- IT, 경제 신문 비트뉴스 기자

- IT 정보 블로그 '니자드의 공상제작소' 운영

- 2010 경제경영서 <애플을 벗기다.> 를 출간

 

Blog. http://catchrod.tistory.com/

E-mail. catchrod@hanmail.net